최근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차세대 에너지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경제성과 안전성이 높아, 여러 기업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주요 기업들의 SMR 기술 개발 현황과 각 기술의 특징, 그리고 기업 간 협력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1.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
기술 개요
뉴스케일파워는 미국의 대표적인 SMR 개발 기업으로,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최초로 SMR 설계 인증을 받았습니다. 뉴스케일의 원자로는 77MWe 용량을 가지며, 최대 12개의 모듈을 조합하여 924MWe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모듈형 경수로 원자로를 기반으로 하며, 전기 생산뿐만 아니라 지역 난방, 담수화, 수소 생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수동 냉각 시스템을 채택하여 외부 전력 없이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현황
당초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6기의 SMR을 배치하는 무탄소발전사업(CFPP)을 추진했으나, 예상보다 높은 발전 단가와 건설 비용 증가로 인해 일부 프로젝트가 중단되었습니다.
현재 뉴스케일파워는 루마니아 중부 도이세슈티 지역에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SMR 6기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29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미국과 루마니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루마니아 정부는 미국 국무부의 '파트너십 기후 투자(PGI)'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원자로 핵심 부품 조달과 설계 검토 단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내에서 뉴스케일파워의 SMR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 사례로, 향후 유럽 시장 확장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폴란드에서도 뉴스케일 SMR 도입을 추진 중이며, 첫 번째 모듈이 2030년 가동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뉴스케일 SMR이 도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는 뉴스케일 SMR의 예비 설계를 검토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1기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북미 시장에서 SMR 상용화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기업과의 협력
한국 기업들도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는 뉴스케일파워에 총 2,8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였으며, 향후 SMR 기자재 공급 및 건설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입니다.
2.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Electric)
기술 개요
웨스팅하우스는 기존 AP1000 원자로를 소형화한 AP300 모델을 개발하였습니다. AP300은 300MWe(메가와트 전기)의 출력을 가지며, 단일 루프의 가압경수로(PWR) 설계를 적용해 신뢰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특수 연료나 액체 금속 냉각제가 필요 없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 배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AP300은 기존 대형 원전 기술을 그대로 활용하여 검증된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건설 기간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웨스팅하우스는 '이빈치(eVinci)'라는 마이크로 원자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빈치는 5MWe 이하의 출력을 가지며, 극한 환경에서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원격지나 군사 기지 등 기존 전력망과 연결이 어려운 지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현황
웨스팅하우스는 AP300의 설계 인증을 2027년까지 취득하고, 2030년 건설을 시작하여 2033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영국 Community Nuclear Power Limited(CNP)와 협력하여 영국 북동부 North Teesside 지역에 4기의 AP300 SMR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한편, 이빈치 마이크로 원자로는 미국에서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원격지 및 군사 기지 전력 공급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과의 협력
현재 웨스팅하우스와 한국 기업 간의 직접적인 협력 사례는 없지만, AP300 및 이빈치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어 향후 협력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테라파워(TerraPower)
기술 개요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기업으로, 혁신적인 소듐 냉각 고속로(SFR) 기술을 적용한 SMR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존 원자로보다 높은 온도에서 운영이 가능하며, 안정적인 열 전달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테라파워의 나트륨(Natrium) 원자로는 345MWe 출력을 가지며, 기존 원전보다 간단한 설계로 건설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시간 연속 운전이 가능하며, 태양광, 풍력과의 하이브리드 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액체 소듐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시스템의 안전성을 한층 강화하였으며, 연료 교체 주기를 대폭 늘려 경제성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프로젝트 진행 현황
현재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소형 원자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2028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테라파워는 미국 에너지부(DOE)와 협력하여 차세대 SMR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자국 내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도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MR 기술을 활용한 고온 산업용 열원 공급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며, 철강, 화학, 반도체 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적용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과의 협력
SK그룹은 테라파워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진행하였으며, 향후 기술 협력 및 상업 프로젝트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SK그룹은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내 SMR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나트륨 원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차세대 원전 개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주요 기자재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향후 한국 기업들이 테라파워의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4. 엑스에너지(X-energy)
기술 개요
엑스에너지는 고온가스로(HTGR) 기반의 4세대 SMR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대표 모델 Xe-100은 80MWe의 출력을 가지며,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하고, TRISO 입자 연료를 활용하여 기존 원자로 대비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고온에서 운영이 가능해 석유화학 공정과 같은 산업용 열원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Xe-100은 연료 효율이 높고, 사용 후 핵연료 발생량이 적어 친환경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현황
현재 엑스에너지는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에 위치한 다우(Dow) 화학 공장에 첫 Xe-100 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이며, 2039년까지 미국 내 5,000MW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한, 아마존의 기후 서약 펀드로부터 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여, 태평양 북서부와 버지니아 지역에서 SMR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과의 협력
DL이앤씨는 2024년 2월 엑스에너지, 한전KPS와 협력하여 SMR 프로젝트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는 Xe-100 원자로의 주요 부품을 제작하고 공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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