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속기 종류
로봇 구동에 사용되는 감속기는 동력원을 낮은 속도에서 높은 토크로 변환하는 핵심 부품으로, 여러 종류의 설계가 존재합니다. 주요 감속기 유형으로는 하모닉드라이브(스트레인 웨이브 기어), RV 감속기(사이클로이드 기어), 유성감속기(플래너터리 기어) 등이 있으며, 각기 구조와 성능 특성이 다릅니다.
- 하모닉드라이브 (Harmonic Drive): 일명 스트레인 웨이브 감속기로 불리는 이 유형은 얇고 유연한 플렉스스플라인(Flexspline) 톱니를 웨이브 제네레이터로 변형시켜 서큘러스플라인(고정 외륜)과 맞물리게 하는 구조입니다. 한 번에 여러 이가 동시 접촉하며 큰 감속비를 얻을 수 있어 단일 단계로 30:1에서 160:1 이상의 높은 감속비를 구현합니다. 구조상 기어 간 백래시(유격)가 거의 없도록 프리로드(preload)할 수 있어 정밀도가 매우 높고 위치 제어 오차가 미소합니다. 또한 부품 수가 적고 경량이라 토크 대비 중량이 낮습니다. 다만 유연 변형을 반복하는 원리 때문에 내부 마모와 피로로 인한 수명 저하가 있을 수 있고, 높은 감속비 구현 대가로 효율이 약 80% 내외로 전통적인 기어에 비해 낮고, 토크 변동에 대한 비틀림 강성이 완전 강체 기어보다는 낮습니다.
- RV 감속기 (Cycloidal Reducer): 일본 Nabtesco사의 RV 감속기로 대표되는 사이클로이드(Cycloidal) 기어는 편심 캠 형태의 디스크(사이클로이드 캠)와 그것을 둘러싼 다수의 롤러/핀 기어로 구성됩니다. 편심 회전하는 캠의 윤곽과 고정하우징 및 출력측의 롤러 간 상호작용으로 감속이 일어나는 구조입니다. 2단 컴파운드 사이클로이드 구성으로 단일 감속단에서 10:1에서 최대 100:1~300:1까지 고감속비를 얻을 수 있어, 다단 적층 없이도 높은 감속비가 필요한 경우에 유리합니다. 다수의 이(teeth)가 동시에 접촉하여 강인한 구조를 갖으며, 충격 부하에 대한 내구성이 커 정격 토크의 5배까지 충격하중을 견딜 수 있습니다. 초기 백래시도 매우 작아 (일반적으로 1 arcmin 이하 수준) 고정밀 제어가 가능하고, 강체 부품들로 구성되어 높은 비틀림 강성과 긴 수명을 제공합니다. 단점으로는 구조가 비교적 복잡하고 부품이 많아 무게와 관성이 증가하며, 기어의 편심 운동으로 인한 출력 토크 리플과 진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찰 접촉이 많아 하모닉에 비해 약간 효율 저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85~90% 수준의 양호한 효율을 보입니다.
- 유성감속기 (Planetary Gearbox): 태양기어(중앙기어)를 둘러싼 복수의 위성기어와 내부 링기어로 이뤄진 전통적인 기어 시스템입니다. 컴팩트한 구조로 다수의 위성기어가 하중을 분산하여 전달하므로 동일 크기 대비 높은 출력 (토크)를 낼 수 있고, 1단에서 3:1~10:1 정도의 감속비를 얻으며 2단, 3단을 직렬로 구성하여 최대 약 100:1 이상도 구현 가능합니다. 정밀 가공된 고급 유성감속기는 백래시가 15 arcmin 수준까지 줄일 수 있으나, 일반 산업용은 520 arcmin 정도로 하모닉이나 RV에 비해서는 다소 큰 편입니다. 효율은 1단의 경우 95% 이상으로 매우 높고 다단이어도 90% 내외를 유지하여 동력 손실이 적습니다. 또한 기어 모두 강체이므로 비틀림 변형이 작고 토크 변동에 따른 응답이 빠르며 강성이 높습니다. 단점은 고감속비를 얻기 위해 단수를 추가하면 구조 길이와 무게가 증가하고, 각 단의 미세 백래시가 누적되어 초정밀 제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충격하중을 견디는 능력은 사이클로이드에 비해 낮아 일반적으로 정격의 2~3배 수준에서 제한됩니다.
- 기타 감속기: 이 외에도 웜기어 감속기, 기어트레인(스퍼/헬리컬 기어) 감속기 등이 산업 전반에서 사용됩니다. 웜기어는 단단계에서 큰 감속비를 얻을 수 있으나 마찰이 커 효율이 낮고 백래시가 크기 때문에 정밀 제어용으로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일부 특수 용도로 벨트/풀리나 트랙션 드라이브 등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로봇 관절처럼 고정밀/고토크 밀도를 요구하는 분야에서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방식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글로벌 감속기 시장 주요 플레이어
전세계 로봇용 정밀 감속기 시장은 몇몇 전문기업이 과점하고 있습니다. 특히 산업용 로봇의 급증과 더불어 감속기 수요가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습니다.
- Harmonic Drive Systems (HDS): 일본의 하모닉드라이브 원천 기술 보유 업체로, 소형/정밀 감속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약 70~80%를 점유하며 사실상 표준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산업용 및 협동 로봇 관절용 스트레인웨이브 감속기를 대량 공급하며, 타사의 기술 진입장벽을 높여왔습니다. HDS는 일본, 미국, 독일 등에 계열사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갖추고 있으며, 로봇 외에도 반도체 장비, 의료기기 등 정밀 모션이 필요한 분야에 제품을 제공합니다.
- Nabtesco: 일본의 Nabtesco사는 중·대형 산업용 로봇 관절에 주로 쓰이는 RV 감속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약 60%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Fanuc, ABB, KUKA 등 세계 주요 로봇 기업 대부분에 RV 감속기를 공급하여 신뢰성을 입증했으며, 30년 이상의 경험과 누적 700만대 이상의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품질과 성능으로, 중하중 로봇부터 정밀 공작기계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 Sumitomo Heavy Industries: 일본 스미토모 중공업은 독자적인 사이클로이드 드라이브인 Fine Cyclo 시리즈 등을 통해 정밀 감속기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로 산업용 자동화 장비나 공장 설비용으로 공급되며, 로봇 관절에도 일부 적용 사례가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은 Nabtesco 대비 작지만, 사이클로이드 원리에 대한 오랜 기술 축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 Wittenstein SE: 독일 기업인 Wittenstein은 유성감속기 분야의 선도주자로, 고성능 alpha 시리즈 저백래시 기어박스로 유명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Galaxie라는 혁신적 무백래시 감속기를 개발하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Wittenstein은 주로 정밀 공장자동화, 공작기계, 로봇 등에 고품질 감속기를 공급하며, 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이 큽니다.
- 중국 업체들: 2010년대 후반부터 중국 로봇시장의 성장과 함께 현지 감속기 기업들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Leaderdrive는 중국 최초로 하모닉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하여, 2020년 약 11만 대 이상의 하모닉 감속기를 판매하며 중국 로봇용 감속기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나팅크(Nabtesco의 중국 합작법인), Green Harmonic, SPINEA China 등 여러 회사들이 자국산 감속기 생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일본 기업 대비 작지만, 정부의 지원과 로봇 수요 증가에 힘입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습니다.
- 기타: 그 밖에 Cone Drive(미국, 과거 하모닉드라이브 라이센스 생산), Harmonic Drive LLC(미국, HDS 계열), Spinea(슬로바키아, 고정밀 트윈스핀 감속기) 등이 전문 업체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봇 제조사들의 내재화 노력으로 일렉트로임팩트(Electroimpact)나 보쉬 렉스로스 같은 기업에서도 자체 감속기 기술을 연구하거나, 모터-감속기 일체형 제품을 개발하는 추세입니다.
현재 감속기 시장은 산업용 로봇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소형 협동로봇, 서비스로봇, 그리고 미래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으로 시장 판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 강자들은 품질과 신뢰성으로 입지를 지키고 있지만, 원가 절감과 공급망 다변화를 원하는 수요처가 늘면서 새로운 플레이어에게 기회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등 신흥시장의 부상으로 시장 구조가 점차 다극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기술 경쟁력 확보가 곧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감속기 기술력 평가 기준
감속기의 성능을 평가할 때는 여러 핵심 파라미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 감속비 (Reduction Ratio): 입력 대비 출력 속도를 줄이는 비율로, 동일한 입력 모터로 얼마나 큰 토크 증대를 얻을 수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단일 단계에서 높은 감속비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은 곧 구조의 우수성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하모닉드라이브는 1단으로 100:1 이상의 감속비 구현이 가능하며, 사이클로이드 역시 100:1 이상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50:1 이상의 감속비를 한 단계에서 얻을 수 있으면 고성능 설계로 평가하며, 2~3단을 거쳐 300:1 ~ 500:1 이상의 총감속비를 구현하기도 합니다. 감속비 선택은 로봇의 요구 토크/속도와 모터 특성에 따라 결정되며, 지나치게 높으면 효율과 역회전성(backdrivability)이 떨어질 수 있어 용도에 맞는 최적 설계가 중요합니다.
- 토크 밀도 (Torque Density): 감속기 자중 대비 출력 토크로, 경량화 지표입니다. Nm/kg 단위로 주로 표현하며 값이 클수록 “토크 대비 가벼운” 디자인입니다. 토크 밀도는 재료, 구조 효율에 따라 달라지는데, 하모닉드라이브는 최고 수준의 토크 밀도를 자랑합니다 (일례로 일부 제품은 735 Nm/kg에 달하는 수치를 보임. 사이클로이드(RV)는 고정밀 베어링이 포함되어 다소 무겁지만 여러 치형 접촉으로 높은 토크를 내 상대적으로 우수하며, 유성감속기는 저감속비 구간에서 뛰어난 토크 밀도를 실현하여 동일 크기에서는 가장 큰 토크를 낼 수 있습니다. 정량적 기준으로, 연속출력 기준 50~100 Nm/kg 이상이면 양호, 200 Nm/kg 이상이면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토크 밀도를 높이는 것은 곧 로봇의 경량화와 직결되므로, 감속기 개발의 핵심 목표 중 하나입니다.
- 정밀도 (Precision): 감속기의 출력 회전각이 입력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따라오는지 나타내며, 반복 정밀도(같은 명령 시 동일 위치로 돌아오는 정도)와 위치 정확도로 구분됩니다. 감속기 내부 유격과 탄성 변형이 작을수록 정밀도가 높아집니다. 정밀도 지표로 흔히 백래시(backlash)와 로스트모션(lost motion)을 사용합니다. 백래시는 토크 방향이 바뀔 때 기어 사이에 발생하는 죽은 구간을 의미하며, 고정밀 감속기는 백래시를 1 arcmin(분각) 이하로 관리합니다. 하모닉드라이브와 일부 고급 RV 감속기는 사실상 제로백래시로 불리며, 유성감속기도 정밀형은 3 arcmin 이하로 제조됩니다. 로스트모션은 하중을 받았을 때의 미세한 탄성 변형까지 포함한 오차로, 고강성 감속기일수록 이 값이 낮습니다. 일반적으로 백래시 1 arcmin 이하 혹은 로스트모션 1 arcmin 이하를 달성하면 “제로백래시” 수준의 최고 정밀 감속기로 평가합니다. 이러한 정밀도는 로봇의 반복 정밀도 (반복 위치편차 수십 μm 이내 등)로 연결되어, 정밀 조립, 가공용 로봇에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 비틀림 강성 (Torsional Stiffness): 감속기 출력축을 비틀 때 얼마나 저항하여 변형이 적은지를 나타내는 계수입니다. 강성이 높으면 동일 토크에서 변형 각도가 작고, 위치 결정이 더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사이클로이드나 유성감속기는 다중 접촉 구조 덕분에 일반적으로 강성이 높고, 하모닉드라이브는 유연부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성이 낮지만 개선을 통해 상당히 높인 제품들도 있습니다. 수치로는 정격토크에서의 비틀림 각도(arcmin) 등으로 표시하며, 예를 들어 어떤 감속기가 정격 토크에서 1 arcmin 변형된다면 매우 높은 강성으로 간주됩니다. 우수한 기준치는 용량에 따라 다르나, 1 Nm/deg 이상의 비틀림 탄성계수(또는 수 arcsec/Nm 수준의 변형)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강성은 재질, 치형설계, 베어링 구조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고정밀 작업이나 로봇의 진동 억제에 중요합니다.
- 효율 (Efficiency): 입력 동력 대비 출력 기계동력의 비율로, 감속기의 에너지 손실 특성을 보여줍니다. 기어 간 마찰, 물림 특성, 윤활 등에 의해 결정되며, 높을수록 모터의 힘을 효과적으로 토크로 변환합니다. 유성기어는 치형이 구르는 접촉 위주라 1단에서 95~97%의 매우 높은 효율을 보입니다. 사이클로이드도 다수 롤러 접촉으로 85~90% 내외, 하모닉드라이브는 치형 미끄럼과 변형에 따른 마찰로 약 80% 수준이 일반적입니다. 효율은 고속회전 시 발열과 에너지 소비에 직접 영향을 주며, 특히 배터리로 구동되는 이동 로봇이나 협동로봇에서는 효율 향상이 중요합니다. 우수한 기준은 단일단 90% 이상, 다단 전체 80% 이상이며, 70% 이하로 떨어지면 발열 대책이 필요할 정도로 손실이 큰 것으로 평가됩니다. 참고로, 하모닉드라이브의 경우 100:1 감속비에서 80% 이상의 효율을 내는 것이 통상적이며, 개선을 통해 85~90%에 도달한 제품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 수명 및 내구성 (Lifetime & Durability): 감속기가 성능을 유지하며 작동할 수 있는 기간으로, 보통 시간(시간) 또는 사이클 수로 표시합니다. 정밀 감속기의 경우 정격 조건에서 수만 시간 (예: 10,000~15,000시간) 이상의 수명을 목표로 설계합니다. 수명은 재료의 피로한도, 베어링, 치형 마모 등에 좌우되며, 특히 하모닉드라이브는 플렉스스플라인의 반복 변형 수명에 의해 제한됩니다. 내구성 측면에서는 과부하 허용치도 중요한데, 사이클로이드(RV)는 정격의 5배 토크까지 순간 견딜 정도로 내구 여력이 큰 반면, 하모닉드라이브는 2~3배 수준으로 제한되고 그 이상에서는 영구 변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충격 및 진동 환경에서의 신뢰성, 온도나 분진 등 환경 조건에 대한 견디는 능력도 평가 대상입니다. 우수한 감속기라면 정격하중에서 수만 시간 작동 후에도 백래시 증가나 효율 저하가 미미하며, 과부하나 비정상 충격에도 파손 없이 기능을 유지해야 합니다. 예컨대, 고품질 RV 감속기는 수명주기 내내 1 arcmin 이하의 백래시 유지를 목표로 하고, 하모닉드라이브 우주항공용은 수백만 사이클의 내구 테스트를 거쳐 검증됩니다.
요약하면, 감속비, 토크밀도(출력밀도), 정밀도(백래시 등), 강성, 효율, 수명/내구성이 감속기 기술 평가의 핵심 지표이며, 각 지표 모두에서 균형 잡힌 향상이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 소음, 백드라이브성(역구동 용이성), 가격도 고려되지만, 이는 상기의 기본 성능을 충족한 후의 부차적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정량적 기준은 용도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상기 언급한 수치들을 충족하거나 상회하면 최고 수준의 감속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Industry Insights/로봇 산업] -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서보모터와 감속기의 역할과 원리 완벽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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