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주기는 대체로 5년에서 10년 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2020년 이후로 전기차의 대중화가 가속화되며, 이에 따라 2025년부터는 폐기되는 배터리의 양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의 급격한 확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폐 배터리 재활용 과정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사용, 재활용)
배터리의 수명은 제조업체, 사용 패턴, 그리고 관리 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수명이 5년에서 10년 사이에 와서 배터리의 잔존수명(State of Health, SoH)가 70%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배터리의 충전 속도, 출력, 그리고 주행 거리 등의 성능이 크게 저하됩니다.
SoH 란?
배터리의 건강상태를 의미하며, 배터리 내부 저항 증가로 인한 성능 저하 수준을 초기 성능 대비하여 계산한 수치입니다. 쉽게 말해 제조 당시의 용량이 100이고, 현재 시점의 유효 용량이 60이라면 해당 배터리의 SoH는 60% 인 것입니다.
폐기된 배터리는 SoH에 따라 재사용 또는 재활용의 방법으로 리사이클링이 됩니다. SoH가 60~70%인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장치(ESS)나 무정전전원장치(UPS)로 재사용되며, 그 이하의 배터리는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희소금속을 추출하여 새로운 배터리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재활용 과정을 거칩니다.
이제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프로세스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폐배터리 재활용 프로세스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은 대체적으로 전처리 공정과 후처리 공정 두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전처리 공정
전처리 공정에서는 폐배터리를 수집하고, 폭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방전을 시키고, 자성과 비중을 기준으로 분리막과 양극 및 음극을 분류하며, 분쇄하여 블랙 파우더(리튬, 니켈 등 혼합된 가루)를 만듭니다.
방전 공정
방전 기술은 주로 염수 방전, 전자 부하 방전, 건식 회수 방전 등의 방식을 포함하며,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염수 방전은 배터리를 염수 해수에 넣어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전류를 흐르게 해 방전시키는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방전 속도가 빠르며 대규모의 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처리 과정에서 폐수가 발생하며 이후 재사용 공정에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전자 부하 방전은 설정 가능한 저항 값을 가진 부하 장치를 이용해 배터리에 부하를 가해 방전시키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염수 방전에 비해 방전 속도는 느리지만, 재사용 공정에 적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 건식 회수 방전은 배터리 방전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식은 공정 비용을 줄이고, 폐기물 에너지를 활용하여 환경 친화적인 장점이 있지만, 방전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선별 공정
선별 공정은 파쇄된 소재를 물리적 특성에 따라 분리하는 단계로, 일반적으로 입경, 밀도, 자기적 특성 등을 기준으로 분리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철, 구리, 알루미늄 등의 금속이 분리됩니다.
파쇄 공정
파쇄 공정은 배터리를 파쇄하여 블랙파우더를 생성하는 과정으로, 주로 건식과 습식의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배터리 셀을 분해하는 이 공정에서는 건식 파쇄 방식이 주로 적용되며, 최종적으로는 블랙 파우더가 생산됩니다. 습식 파쇄 공정은 파우더의 입경을 더욱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소재의 유실이 발생하거나 입경 감소로 인해 공정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습니다.
후처리 공정
후처리 공정은 전처리 공정에서 얻은 블랙파우더를 제련해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희소금속을 추출해 내는 공정으로 크게 건식 공정과 습식 공정으로 나뉩니다.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마다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의 차이는 존재한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건식 공정
건식 공정은 블랙파우더를 고온으로 가열하여 금속을 환원시키는 방식으로 대략 두 단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1차 가열은 150 ~ 500°C의 온도에서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전해액이나 유기 용매 등이 제거됩니다.
2차 가열은 1,000°C 이상의 온도에서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는 흑연, 코크스, NaHSO4, CaCl2, NH4Cl 등의 환원제가 첨가하여 금속을 추출합니다.
고온 가열 과정이 끝나면, 용융로 내부에서 밀도 차에 의해 상부에 슬래그 층과 하부에 합금 층이 분리되며 형성됩니다.
하부 합금 층에서는 금속 합금이 추출되며, 니켈, 코발트, 구리와 같은 금속들은 각각의 녹는점이 다르므로 온도차를 활용하여 추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튬과 망간 같은 원소의 경우에는 그들의 산화물 형태가 분자 구조적으로 안정화되어 있어, 이들은 환원되지 않고 상부 슬래그 층에 남게 됩니다. 이러한 리튬과 망간 산화물은 추후 포집 및 산 처리 등을 거쳐 일부 재활용될 수 있습니다.
건식 공정은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정은 고온 용융로를 가동해야 하므로 상당한 에너지 비용이 발생하며, 고온에서의 작업은 탄소 발생량이 많아 환경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 공정은 리튬과 같은 고부가가치 메탈의 회수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어 효율성이나 수익성 면에서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습식 공정
습식 공정에서는 블랙파우더를 화학적으로 처리하여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회사에 따라 공정의 세부사항은 다르지만, 주로 침출 공정과 분리 및 회수 공정으로 나뉩니다.
침출 공정에서는 블랙파우더를 무기산(황산, 질산 등), 유기산(아세트산, 시트르산 등), 염기(수산화나트륨 등) 등과 같은 화학 물질을 사용하여 처리합니다. 이 처리 과정에서 금속의 산화가 유발되며, 그 결과 금속이 이온 상태로 침출 되는 공정입니다. 메탈 순도를 높이기 위해, 적용 화학물질의 농도, 용액의 pH, 온도 등과 같은 반응 조건들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단계인 분리 및 회수 공정은 침출 공정을 통해 얻은 용액에서 금속을 추출하고 결정화시키는 과정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용매 추출 방식과 화학적 침전 방식이 주로 사용됩니다. 대다수의 업체들은 이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하여 사용합니다.
용매 추출 방식은 특정 메탈을 추출하기 위해 높은 선택적 화학반응 특성을 가진 용매를 금속 이온 용액에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화학적 침전 방식은 음이온을 포함하는 화학물질(예: 수산화 이온, 탄산 이온, 황산 이온 등)을 금속 이온과 반응시켜 반응한 금속염의 물리적 특성(용해도, 밀도 등)의 차이를 이용하여 메탈을 분리하는 방식입니다.
요약하면, 습식 공정은 화학적 처리를 이용하여 금속을 침출 시키고,이를 다시 추출 및 분리하여 회수하는 공정입니다. 이 공정은 다양한 화학반응과 물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금속을 추출하며, 이 과정에서의 세밀한 조정이 메탈 순도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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